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질환소개

수전증

나이가 들면서 손을 떠는 분들이 주위에 계십니까? 나이가 들면서 손이 떨리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손을 떤다는 것은 당사자들에게는 상당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입니다. 몸이 느려지고 굳으면서 손이 떨리는 파킨슨병 환자분들 중 일부는 과거 수 년간 서서히 몸이 느려지고 불편해진 것을 그냥 나이가 들면서 몸이 느린 것으로 생각하고 지내다, 손이 떨리기 시작하면 병원 외래를 방문하여 파킨슨병으로 인한 손떨림증을 진단받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또한 젊은 나이에도 손떨림증이 있어 손이 파르르 떨린다고 외래를 방문하여 걱정을 하는 분들도 흔히 있습니다. 술잔을 따를 때 손이 떨려서 남들에게 지적을 받고 당황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일이지요. 제가 파킨슨병 홈페이지를 관리할 때를 기억해 보면 대부분의 정상인들이 손이 떨린다고 불치의 병인 파킨슨병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분들도 많아 이를 안심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던 것도 생각이 납니다.

손 떠는 것을 이야기할 때는 먼저 아무일 않고 가만히 있을 때 떨리는 안정시 진전(손떨림)과 손을 움직일 때 떨리는 운동 진전으로 나누어서 관찰합니다. 운동진전은 손을 한자세로 고정시 떨리는 자세성 진전과 손을 사용할 때 떨리는 활동성 진전으로 나눕니다. 운동 진전은 손을 앞으로 뻗칠 때 나타나며, 활동성 진전은 글을 쓰거나 숟가락을 사용할 때, 또는 특정한 일을 한 때 떨리는 경우를 말합니다.

손떨림증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생리적인 진전, 본태성 진전, 파킨슨병의 진전이 있습니다. 생리적인 진전은 병적인 상황이 아닌 일반인들도 가끔 경험할 수 있는 상황으로 손을 뻗치면 손가락 끝부분이 아주 약하게 떨리는 것을 말합니다. 수줍어하는 사람이 남 앞에서 발표할 때 떨리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손이 떨리거나, 피곤할 때 떨리는 것이 생리적인 진전에 해당합니다. 알콜중독자가 술을 일시적으로 끊었을 때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는 음료 또는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에 의해서도 생리적인 진전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떨림증은 스트레스를 없애거나 불편한 상황을 피하면 없어지며 원인만 적절히 조절해 주면 없앨 수 있습니다.

본태성 진전은 가장 흔한 손떨림증의 원인입니다. '본태성'이란 말은 원인을 모르는 자발성이라는 뜻입니다. 노인에서 보는 가장 흔한 떨림이며 노인인구의 약 0.4%에서 22%까지 다양하게 발생합니다. 원인을 모르지만 흔히 가족성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있으며 적게는 17%에서 많게는 100%까지도 가족 안에서 유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특이한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우리 뇌 안에 있는, 운동을 조절하는 회로를 구성하는, 뇌간에 있는 '올리브'라는 핵과 소뇌에서 떨리는 반응이 일어나 '시상'이라는 감각운동 핵을 거쳐 대뇌로 떨림이 전달되어 손이 움직일 때 떨리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특징적인 운동성 진전을 나타내며 특히 자세성 진전보다는 움직일 때 손이 떨리는 활동성 진전이 특징적입니다. 파킨슨병에서 보는 손떨림과의 차이는 본태성 진전은 대부분 양 손에 동시에 발병하며 대부분 한 쪽 손이 심한 것이 특징이며 손을 뻗쳐서 일을 하면 중간에 정도가 덜해지지는 하지만 떨림이 중단없이 계속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대부분 팔이 다리보다 많이 떨리고 흔히 머리를 같이 떨고 목소리도 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본태성 진전이 발생할 때는 흥분되거나 긴장할 때만 떨리지만 시간이 갈수록 항상 떨게 됩니다. 진전은 감정의 변화, 배고픔, 피로, 날씨 변화에 따라 심해질 수 있으며 본인이 억제하려고 하면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나이가 많이 들수록 머리가 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TV 연속극에서 할머니 연기를 하는 분들이 머리를 떠는 경우가 이런 본태성 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본태성 진전 자체는 생활에 불편은 주지만 생명이나 운동에 심한 지장을 초래하지 않지만, 실은 당사자들은 상당한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인 충격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흔히 술을 드시면 진전이 호전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진단이 애매모호 할 때는 맥주를 몇 잔 드시면 어떠신지 물어 보기도 합니다. 실제 알콜은 본태성 진전환자의 약 60-90%에서 떨림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에서도 알콜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혹시 알콜중독이 되지 않는지 걱정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으며, 식사전이나 무슨 중요한 일이 있기 전에 약간 술을 드시는 것이 떠는 정도를 줄이는 치료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현재 여러 가지 약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떨림증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다음으로 흔한 손떨림증의 원인으로 파킨슨병이 있습니다. 요새는 일반인들도 알고 계시는 분 들이 많으며, 평균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주위에 파킨슨병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파킨슨병은 본태성 진전이 손과 머리만 떨리는 증상인데 반해, 떨림증 외에 다른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병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몸이 느려지는 서동과 몸이 뻣뻣하게 굳는 강직이 있습니다. 또한 병이 진행하면 균형장애와 보행장애, 발음장애 및 삼키기 어려운 연하장애까지 나타나는 병입니다. 뇌에는 운동을 원활하게 유지시켜 주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조절 물질이 있는데, 도파민의 양이 감소하면 떨리고 느려지면서 몸이 굳는 파킨슨병이 발생합니다. 도파민이 감소하는 원인에 대해 아직도 완전한 이유를 모르고 있으며 많은 연구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파킨슨병 환자들도 흔히 손이 떨리기 시작하면 의사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이 떨린다고 외래에서 보면 흔히 몸도 느려져서 굼뜨는 경우가 많이 발견되며, 이런 경우 자세히 물어보면 약 1-2년 전부터 몸이 서서히 느려졌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지내다가, 손이 떨리기 시작하면서 병원을 찾아와서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킨슨병의 손떨림의 특징으로, 처음에는 가만히 있을 때 손이 떨리는 것입니다. 이를 안정시 진전이라고 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움직일 때도 떨리게 됩니다. 파킨슨병의 경우는 뇌에서 부족한 도파민을 먹는 약으로 보충하면 몸도 빨라지고 떨림도 좋아지게 됩니다.

손떨림의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가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적절한 약물치료로 떨림이 호전됩니다. 잘 듣는 약으로 '인데랄'과 '프리미돈' 이 있으며 기타 신경안정제 계통 약물, 항 경련제로 좋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양한 약들이 있으나 아직 특효약은 없는 상태로 개인마다 약 반응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 용량과 약들이 다릅니다.

약에 반응이 없거나, 약 부작용이 심해서 약을 못 드셔서 너무 떨려서 글을 못 쓰거나, 숟가락과 젓가락을 못 쓸 정도로 떨리는 경우는 수술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남들 앞에 나서기가 어려울 정도여서 모임에 나가서 술잔을 주고 받기가 창피할 정도로 손을 떤다면 수술이 효과적입니다. 국소마취에서 수술을 하기 때문에 노인들도 전신마취의 위험성이 없습니다. 머리에 약 1 센티미터의 천공을 하고, 운동회로인 '시상핵'이라는 곳에 직경이 1 밀리미터인 가는 전극을 넣어서 손떨림이 조절하는 회로를 찾습니다. 이때 떨리는 손에 해당하는 회로를 정확히 찾는 것이 수술의사의 기술입니다. 회로에 열을 한번 가하면 약 90%에서 손떨림이 멈추게 됩니다.

최근에는 열을 가하는 고주파 응고수술보다 노인에게 더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는 '뇌자극술'까지 개발되어 쉽게 손떨림을 거의 없앨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주파 열응고술이나 뇌자극술 모두 수술은 보험의 급여를 받지만 자극술의 경우는 뇌자극기 기계가 보험이 안되는 고가여서 많은 손떨림 환자분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본태성 진전일 경우는 응고술 또는 자극술 모두 추천되는 방법이지만 파킨슨병으로 인한 손떨림은 자극술이 합병증이 더 적습니다. 다만 명심하여야 할 점으로 가급적 부작용 없이 떨림을 조절할 수 있는 운동질환 전문의와 상담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 주치의의 경우는 떨림을 조절하는 자극술과 응고술에는 약 2 %의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약 5-10 %의 일시적인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을 손떨림 환자와 보호자분들께 미리 설명을 드리고 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약물치료와 함께 수술치료, 특히 뇌자극술이 도입되어 손떨림증에서는 더욱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치료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