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소개
수술이 필요한 치매
치매가 수술로 치료된다?
-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오는 치매, 치매는 환자 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삶의 질까지 황폐화시키는 무서운 질환이다. 치매란 하나의 질병이 아니라 발병 속도, 병의 경과, 병의 기간이 다양한 여러 가지 원인 질환으로 초래되는 증후군으로, 의식의 장애 없이 성격변화를 동반한 인지기능의 다발성 장애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산업재해와 교통사고의 증가,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인한 노령인구의 증가로 치매 환자가 급격히 증가 되고 있다. 치매의 상당수는 진행성 질환으로 계속 진행하지만, 일부는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가 가능한 치매 중 신경외과적 수술로 치료가 되는 경우는 정상뇌압수두증, 만성경막하혈종, 양성 뇌종양
등이다.
-
기억력장애, 일반적인 정신운동기능의 퇴행, 보행장애, 요실금 등이정상뇌압수두증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뇌지주막하출혈, 외상, 뇌수술, 뇌막염, 척수종양, 뇌종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증상만 으로는 난치성 치매와 감별이 쉽지 않다. 진단에는 특징적인 임상증상이 가장 중요하다. 뇌실이 확장된 후 수년 후에 증상이 발현될 수도 있으며, 보행장애만이 먼저 나타날 수도 있고 인지기능 저하와 요실금과 같이 나타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가장 나중에 보행장애가 나타난다. 보행장애의 양상도 최근 몇 차례 넘어진 적이 있는 경우부터 걸음을 못 걷거나 설 수조차 없는 심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인지기능 저하도 최근 일에 대한 경한 기억장애부터 사고와 정신활동의 심한 둔화, 심지어는 심한 집중곤란까지 다양하다. 요실금의 특징은 요위를 알지 못하거나 알고도 참지 못해 화장실에 가기 전에 싸버리는 것이다. CT나 MRI상 뇌실 확장 소견이 있으며, 이들 증상을 보이면 진단이 가능하다. 조기에 진단을 하는 것이 치료 예후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능하면 뇌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MRI를 조기에 시행하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추천자 후 뇌척수액을 20-30cc 뽑아 보면 임상증상이 전격적으로 좋아져서 12-36 시간 지속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치료 후 예후가 좋을 것을 암시한다. 물론 천자시험상 음성이라고 모두 예후가 나쁜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는 수술 후 수 개월 만에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수술 후 예후를 예견해 보는 검사로 뇌혈류 측정, 동위원소 뇌조촬영술, 뇌파검사 등이 이용되기도 하나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임상증상과 이와 동반된 뇌실 확장 소견이다. 치료는 약물로는 힘들고 션트수술이 가장 좋다. 대표적인 션트수술이 뇌실-복강 단락술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통성 수두증의 경우에는 뇌에 직접 손상을 가하지 않고 간단히 수술이 가능한 요추강-복강 단락술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션트수술의 성공율은 60-90% 정도이다. 수술 후 뇌실의 크기에는 변화가 없어도 증상의 호전이 있을 수 있고, 증상의 호전은 보행장애와 요실금에 비해 인지기능의 호전이 느리고 다소 못할 수도 있다.
-
경미한 두부외상 후 약 3주 이상이 경과된 후 머리가 점점 아파오거나, 정신이 흐릿해지고, 사지 혹은 한쪽 팔다리의 힘이 약해지면 만성경막하혈종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성경막하혈종 대부분이 외상이 원인이지만 약 절반정도에서는 두부외상의 병력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아주 경미한 외상이어서 환자가 자신이 외상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만성 알코홀중독자, 간질환자, 출혈성 소인이 있는 환자 등에서 잘 올 수 있다. 이외 뇌혈관질환, 뇌종양, 뇌감염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나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 질환의 특징은 대개 노년층에 많이 발생하고 외상 후 증상발현까지의 기간이 일정하지 않고 고유증상이나 징후가 없어 뇌졸증(중풍), 노인성 치매, 정신병 등으로 오진하기가 쉽다. 초기증상으로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두통, 경도의 반신마비, 유두부종, 심부건반사 항진, 바빈스키 징후 양성 등의 소견을 보인다. 노년층이나 알코홀중독자에서는 정신착란이나 기억력장애가 주 증상으로 보일 수 있으며, 특히 혈종이 좌측 대뇌반구에 있을 때는 언어장애를 나타내기도 한다. 병이 진행되어 두개강내압이 상승하게 되면 점차 의식이 혼미해지고, 동공이 커지면서 반신마비가 심해진다. 이때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전신마비가 오면서 사망하게 된다. 이 질환이 생기는 기전은 노년이나 만성 알코홀중독자와 같이 뇌가 위축되어 있는 경우에는 두개강내압이 낮아져 교정맥(橋靜脈)이 확장되고 신장되어 혈관의 긴장도가 증가하게 되어 경한 두부 외상에도 쉽게 파열되어 혈종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두부외상 당시에는 발생한 경막하혈종의 양이 아주 적든지 또는 뇌위축이 있어서 다소 많은 양의 혈종이 생겨도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혈종이 흡수되어 작아지는 경우에는 증상을 일으키지 않아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나 점차 혈종양이 커지는 경우는 상기 증상을 초래 하게 된다. 혈종이 커지는 기전은 혈종을 싸고 있는 피막의 신생혈관에서 출혈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
가장 중요한 진단방법은 CT(뇌전산화단층)촬영이다. 대개 저밀도, 등밀도 혹은 혼합밀도음영의 경막하 출혈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15 내지 20%의 경우에서는 대뇌반구 양측에 혈종이 생길 수 있는데, 등밀도의 양측성 출혈의 경우는 반드시 조영증강을 해야만 혈종을 진단할 수 있다. 약물로는 치료되지 않으므로 뇌손상에 수반되는 후유증을 줄일려면 조기에 진단하여 조기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은 대체로 간단하며 흔히 사용하는 수술방법은 천두술로 혈종이 가장 두텁게 생긴 부위에 1개 내지 2개의 구멍을 내어 도관을 삽입하여 수 일간 서서히 자연배액을 시키는 방법이다. 양측에 혈종이 있는 경우는 양측을 모두 수술해야 한다. 혈종이 굳어 딱딱해져 배액이 안되거나 천두술 후에도 반복적으로 출혈이 되는 경우에는 개두술 및 피막제거술을 해야 한다. 수술 후 예후는 수술 당시의 의식상태나 신경손상에 비례하므로 중풍, 치매 등의 질환과의 감별이 중요하고 조기에 수술받는 것이 좋다. 수술 후 간혹 재발하는 경우가 있고 약 10%에서는 간질발작이 생길 수 있으므로 수술 후에도 신경외과 전문의의 추적관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양성 뇌종양이 전두부에 발생한 경우도 종양이 서서히 자라고 노인에서는 두개강내 공간에 여유가 있어 뇌압상승 증상이 일찍 오지 않고 치매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대개 수술이 용이하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치매로 단정하여 검사와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
따라서 가족 중에 누가 치매 증상을 보이면 당황하지 말고 가장 먼저 전문가의 진찰을 받고 조기에 뇌CT나 MRI를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가지의 경우 모두 뇌수술이 비교적 간단하여 조기에 발견만 되면 치료가 가능하다.